5만원→74만원으로 13.7배 폭등…우선주 광풍

입력 2020-06-17 18:07 수정 2020-06-17 18:2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변동성이 커진 국내 증시에서 전례 없는 ‘우선주 광풍’이 불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17일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우선주 상승률 상위 20종목의 경우 보통주 대비 주가상승률이 평균 10배 이상이고, 괴리율은 9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중공우는 전날 대비 29.84% 오른 7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조선사들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 계약 소식이 전해진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거래 정지일을 제외하고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우 주가는 1일(5만4500원) 대비 13.7배 가량 급등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 보통주 주가는 29.9% 오르는 데 그쳤다.

SK증권우 역시 29.85% 급등하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해당 종목은 SK그룹 내 바이오 기업인 SK바이오팜의 코스피 상장 계획이 나오면서 올랐는데, SK증권은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의 계열사라는 점에서 비정상적인 급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한화우(30.00%) 한화투자증권우(30.00%) 일양약품우(29.65%) 두산2우B(29.95%) 넥센우(29.93%) 남양유업우(29.74%) 등 14개 우선주 종목이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같은 우선주 이상급등 현상에 한국거래소는 ‘투자유의안내(Investor Alert)’를 배포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주가가 급등한 우선주는 상장주식수가 적고 시가총액이 낮은 종목이 대부분이다. 이날 기준 우선주의 평균 상장주식수는 180만6790주이고, 평균 시가총액은 619억원 가량이다. 또 이달 들어 우선주 20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171%였지만 보통주의 경우 17%에 그쳤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시 불안정기에 급등락 현상이 두드러지는 우선주 사이에서 시세조종이나 부정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시장감시위원회는 우선주를 대상으로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불공정거래 행위가 포착되면 금융당국과 공조해 강력히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우선주 과열 현상은 보통 상승장이 끝물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아직 투자 종목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우선주에 유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대량 공급에 따른 순환매 장세의 마지막 국면에서 우선주가 급등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시 투자의 기본으로 돌아가 종목 펀더멘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민아 강창욱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