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방어임무를 수행할 연대급 부대들과 필요한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며 “북남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수했던 민경초소(GP)들도 다시 진출 전개해 전선경계근무를 철통같이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성과 금강산 지역에 전방 주력부대를 재배치하고 DMZ 내 철수 GP도 복구하겠다는 의미다.
또 “서남해상 등 전 전선에 배치된 포병부대의 전투직일근무를 증강하고 전선경계근무급수를 1호 전투근무체계로 격상시키며, 접경지역 부근에서 군사훈련들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남 삐라(전단) 살포도 하겠다고 공언했다. 총참모부는 이 같은 도발 계획을 조만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비준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군 계획이 실행된다면 9·19 군사합의 파기다. 남북은 2018년 군사합의서에 따라 상호 거리가 1㎞ 이내인 DMZ 내 GP 10개를 완전히 파괴했다. 남북의 GP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되 병력과 장비는 철수시켰다.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한다는 목적이 컸다. 남북은 또 군사합의서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5㎞ 이내 지역,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등 접경지역 군사훈련도 중지했다. 북한군 발표대로 GP가 재무장되고 군사훈련이 재개될 경우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특히 MDL 5㎞ 이내 지역은 정전협정 이후 96차례나 포격전이 벌어진 지역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에는 연대급 규모의 병력(2000여명)과 대대급 이하 화력구분대가 배치될 예정이다. 북한은 2003년 12월 개성공단 착공 전 해당 지역에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을 배치했다. 62포병여단은 당시 170㎜ 자주포(사거리 54㎞)와 240㎜ 방사포(사거리 60㎞ 이상)로 무장했다.
6·25전쟁 당시 서울 영등포까지 전개한 6사단은 공단 착공 이전까지 주력 전차 ‘천마호’와 장갑차 대대 등을 보유했다. 북한은 개성공단 착공에 앞서 이들 부대를 3㎞ 뒤쪽의 송악산 이북과 개풍군 일대로 이동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대가 재배치된다면 방사포가 직접적으로 수도권을 겨누게 된다.
금강산관광지구 인근인 강원도 고성군 장전항에는 해군부대가 재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이 지역에는 유고급(70t) 잠수정 기지가 있었다.
우리 군은 전방 육군부대에 차기 다연장로켓(MLRS)인 ‘천무’를 배치한 상태다. 앞으로 북한 화력 배치 수준에 따라 수량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천무는 사거리가 2배 이상 늘어난 80여㎞에 달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