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프로골프 판세를 3등분하는 한국·미국·일본의 간판스타가 2020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에서 동시에 티샷을 쏘아 올린다. 18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 골프장(파72·6929야드)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제34회 한국여자오픈에서다.
모두 144명의 출전자가 총상금 10억원(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을 경쟁하는 이번 대회에서 KLPGA 대상 타이틀 홀더인 최혜진(21),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3년차인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의 강자 이보미(32)가 나란히 36조로 편성돼 오후 1시31분 USA코스 1번 홀(파4)에서 동반 라운드를 펼친다.
최혜진은 악천후로 아쉽게 놓친 올 시즌 첫 승을 다시 조준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제주에서 폭우·안개의 영향으로 중단된 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을 8언더파 64타로 완주한 1라운드 성적만으로 1위를 확정했다. 2·3라운드를 진행하지 못한 이 대회의 1위는 투어 우승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최혜진의 시즌 첫승도 무산됐다.
최혜진은 올 시즌 개최된 5개 대회에 모두 출전해 빠짐없이 10위권에 진입했다. ‘톱10 피니시율’ 100%. 투어에서 최혜진과 함께 김효주(25)·이소영(23)만이 보유한 진기록이다. 2019시즌 KLPGA 대상·상금왕(12억716만2636원)·다승왕(5승)을 포함한 주요 부문 6관왕을 달성한 최혜진은 프로 3년차로 넘어온 올 시즌에도 기복 없는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한 달 넘게 실전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정점으로 끌어올린 최혜진과 다르게 고진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오랫동안 굳었던 몸을 예열해 실전 감각을 되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진영은 지난해 11월 LPGA 투어 CME투어챔피언십부터 7개월을 쉬고 지난달 24일 인천에서 세계 랭킹 3위 박성현(27)과 맞대결한 현대카드 슈퍼매치 스킨스게임을 통해 필드로 복귀했다.
고진영은 이로부터 2주 뒤인 지난 7일 제주도에서 폐막한 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선두와 14타차인 최종 합계 4언더파로 완주해 공동 45위에 머물렀다. 그동안 강점으로 여겼던 아이언샷의 정교함은 무뎌졌고, 퍼트에서도 힘이 빠졌다. 고진영은 아이언샷의 정교함을 나타내는 그린적중률에서 올 시즌 77.78%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LPGA 투어에서 가장 높았던 79.56%와 비교하면 다소 미흡한 숫자다. 고진영에게 한국여자오픈은 명예와 실전 감각을 모두 회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최혜진·고진영과 같은 조에서 동행하는 이보미는 5년 전 일본 무대를 상금으로 평정했던 아시아권 강자다. 2011년에 진출한 JLPGA 투어에서 지난해까지 통산 21승을 수확했다. 그중 7승을 쌓았던 2015시즌에 상금 2억3049만7057엔(약 26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지금까지 일본 프로골프에서 남녀를 통틀어 최다로 기록된 단일 시즌 상금 수령액이다.
이보미는 2007년 KLPGA 투어에 입회해 프로 14년차를 보내고 있는 베테랑으로 고진영·최혜진과 비교하면 풍부한 경험도 쌓았다. 다만 올 시즌에는 최고 성적이 55위일 만큼 부진해 명예회복을 위한 ‘위닝 샷’이 필요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