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미국인들이 선정한 ‘필수 브랜드’ 11위에 올랐다. 해외기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스마트폰은 물론 TV·생활가전 제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해리스폴이 지난달 20일 미국인 2032명을 대상으로 3일간 실시한 ‘코로나19 대응 관련 100대 필수 기업’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물류 및 유통업체가 강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우체국(USPS)이 1위, UPS 4위, 아마존 6위, 페덱스가 9위로 나타났다. 손세정제 등 위생·생활용품을 생산하는 크로락스가 2위, 퓨렐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이 3위, 마이크로소프트가 8위로 높은 순위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인터브랜드 선정 ‘글로벌 100대 브랜드’ 1위로 꼽혔던 애플은 삼성보다 낮은 17위로 나타났다. 유튜브는 13위, 넷플릭스는 16위였다.
아시아권 기업 중에서는 소니(49위), 도요타(54위), 닛산(95위)이 상위 100개 기업에 올랐다.
조사는 문제해결력(Resolve), 진실성(Integrity), 대응능력(Responsiveness), 연속성(Permanence) 4개 문항으로 이뤄졌다. 삼성은 진실성(Integrity) 부문에서 가장 높은 7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최근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쌓인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미국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캘리포니아, 뉴저지, 텍사스 등 4개 지역에 총 430만 달러(약 52억원)를 기부했다. 전 세계로 범위로 넓히면 기부규모는 약 3900만 달러(약 470억원)로 늘어난다.
해리스폴 측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대형 기관과 기업에 대한 신뢰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의료산업과 과학·기술 관련 기업이 문제 해결의 중요한 주체로 평가 받는다는 설명이다. 존 거제마 CEO는 “감염병과 경제적 불확실성 등으로 분열된 국가의 위기에서 어느 기업이 주목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