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섬유 마스크’ 알코올 소독으로 여러 번 사용 가능하다

입력 2020-06-17 14:32
포스텍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마스크는 필수 개인 위생품이 됐다. 최근 한일 공동연구팀이 에탄올 세정 이후 마스크 필터의 성능 및 기능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마스크 재사용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 연구팀과 일본 신슈대학교 김익수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마스크 필터의 세정 처리 이후 여과 효율, 기류 속도, 표면 및 형태학적 특성 등 성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마스크 필터에 75% 에탄올을 뿌린 후 자연 건조하는 방법과 마스크 필터를 75% 에탄올에 담근 후 자연 건조하는 방법으로 세정처리 후 결과를 검증했다.

N95 마스크에 주로 사용되는 멜트블로운 필터와 전기방사 공정으로 생산되는 나노섬유 필터를 조사한 결과, 두 필터 소재에서 모두 에탄올 용액을 3회 이상 분무하거나 에탄올 용액에 5분 이상 담가두는 것만으로도 마스크 필터 내부에 잔존할 수 있는 병원체가 효과적으로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CS 응용 나노소재’에 온라인 게재됐다.
에탄올 세정 이전과 이후 마스크 필터의 성능 및 기능 변화를 보여주는 이미지. 포스텍 제공

두 마스크 필터 소재 모두 최초 사용했을 때 여과 효율은 95% 이상으로 측정돼 착용자의 호흡기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음을 보였다. 또 표면에 물이 잘 붙지 못하는 특성이 있어 마스크가 습기와 침(비말) 등에 젖는 습윤 현상이 방지되는 것을 두 소재에서 모두 확인했다.

멜트블로운 필터는 에탄올 용액으로 세정 후 여과 효율이 최대 64%까지 줄었다. 그러나 나노섬유 필터의 경우 에탄올 스프레이 세정을 통해 10회 재사용하거나 에탄올에 24시간 동안 담가둔 후 재사용해도 여과 효율이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차이는 세정 후 필터의 정전기가 감소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텍 차형준 교수는 “이 연구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나노섬유 마스크의 생물학적 안전성과 세정 후 여과 효율성 유지 등을 실험으로 검증한 실험이다”라며 “두 마스크 필터 모두 처음 사용할 때는 여과 성능이 비슷하지만, 나노섬유 필터만이 집에서도 간단한 에탄올 세정을 통해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