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풍운아’ 원격근무의 진화

입력 2020-06-17 12:41
<자료: 서울디지털재단>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목받고 있는 원격근무가 진화하고 있다. 기존 단점인 ‘업무 효율 저하’ ‘고령 노동자 소외’를 첨단 기술로 보완하고, 장점인 ‘출퇴근·육아문제 해소’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울시 산하 서울디지털재단은 선진국들의 원격근무 동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원격근무는 집을 포함해 사무실 밖 어느 곳에서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이다. 재단은 “원격근무는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저출산·고령화,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은 올해 고령 근로자 맞춤형 원격근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근로자에게 기본적인 ICT 기술을 교육한 뒤 의사결정을 돕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지원해 고령층도 쉽게 원격근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업무 공간에 각종 센서를 부착해 근로자의 실시간 건강 상태를 돌볼 방침이다.

아울러 어린 아이를 기르는 부모를 위한 ‘육아연계형 공유오피스’를 운영한다. ICT 환경이 잘 마련된 사무실에 보육시설을 갖춰 업무와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한 근무 시설이다. 이미 영국,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전반에서 운영 중이다. 보고서는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스마트워크센터’가 2012년 설립됐지만 보편화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휴양지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한 ‘워케이션’ 제도를 장려하고 있다. 해안 피서지나 온천 등에서 일할 수 있게 해 근로자의 일과 삶 조화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실제 일본항공(JAL)이 2017년 7월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해 해외 관광지·리조트 등에서 사외 근무를 허용했다.

아울러 일본은 공중전화박스형 1인 사무실인 ‘텔레큐브’를 지하철역과 백화점, 공터 등 주변 곳곳에 설치하고 있다. 가로·세로 각 1.1m, 높이 2.2m, 무게 296kg의 이 사무실에는 전원장치와 인터넷망, 조명, 방음시설이 탑재돼 외근이나 출장, 이동 중 급한 업무 처리가 필요할 때 유용하다. 텔레큐브는 2023년까지 약 1000개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다만 “일본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대면 중심의 업무문화가 강해 실제 원격근무 도입 및 활성화는 미흡한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미국은 원격근무 실제 확산에 방점을 찍고 있다. 버지니아주는 민간 부문 원격근무 활성화를 위해 원격근무 도입 기업·근로자에게 각종 지원금과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유타주는 2018년부터 1년 동안 공공 부문 136명의 근로자들이 일주일에 최소 3일을 원격근무하도록 해, 근로 생산성 향상과 대기질 개선 부동산 유지비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서울시 등 국내 공공 부문에서도 집과 지역사회, 거점오피스 근무 등 다양한 업무방식 도입을 고민할 때”라고 제언했다.
<자료: 서울디지털재단>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