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진이 기존 염증, 호흡기질환 등 치료에 사용되던 흔한 스테로이드 제제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에게 투여해 큰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연구발표에 대해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16일(현지시간) 평가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매우 훌륭한 소식으로서 영국 정부에 축하를 보낸다”며 “또한 옥스퍼드대와 병원, 시험에 참여한 여러 환자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코로나19에 효과를 보인 이번 약제는 염증 치료, 호흡기 질환, 피부 질환 등에 사용하는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다.
해당 약제는 저렴한 가격과 65년간 사용되면서 입증된 안정성이 강점이다. 영국 BBC가 입수한 실험보고서에 따르면 하루치 투약비용이 영국 5.4파운드(약 8200원)에 불과하며 10일 이내로 처방되므로 비용 측면에서 매우 저렴하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주도한 임상시험 결과 덱사메타손을 사용한 환자군의 상태가 놀라울 정도로 호전됐다. 독립적으로 구성된 참관인단이 더 실험할 필요 없이 대중에게 이 반가운 사실을 어서 알리자고 요청할 정도였다고 미국 ABC뉴스는 전했다.
특히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할만큼 위중한 환자가 사용할 경우 사망률이 20%정도 감소했다.
영국 맷 행콕 보건장관은 “덱사메타손은 저렴하며, 집에서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즉각 사용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환자에게 즉시 처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코로나19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처음 감염 사례가 발표된 이후 세계적으로 810만명 이상이 감염되고 44만명 넘게 사망했다. 하지만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각국이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