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기억하는 내 아버지” LA 독립 후손의 페북 글

입력 2020-06-17 09:48
배국희 전 미주광복회 회장 페이스북 캡처

“국가가 기억하는 아버지가 크게 자랑스럽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한국 정부에 고마움을 표했다. 국가보훈처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보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마스크에 대한 인사다.

16일(현지시간)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박영남 광복회 미서남부지회 회장은 최근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고마움을 이번만큼 피부로 느낀 적이 없었다”는 말을 건네왔다.

이어 “최고급 마스크를 상자째 보내줄 줄은 전혀 꿈도 꾸지 못했다”며 “손주들과 선물을 함께 열어보고 온 가족이 감탄하며 기뻐했다. 모국에 대한 감사와 자부심을 느끼는 하루였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부친 박관준 지사는 평안남도 개천교회 장로로,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쳤었다. 그러다 일제 경찰의 고문으로 끝내 세상을 떠났다.

최근 국가보훈처는 박 회장과 같은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 유가족들에게 KF94 2만5000장의 방역 마스크를 지원했다. LA 총영사관은 지난 11일 한국으로부터 도착한 마스크를 독립유공자 후손 110여명에게 전달했다.

배국희 전 미주 광복회 회장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뜻밖에 마스크를 받고 깜짝 놀랐다. 따뜻한 정부의 배려에 감사드린다”며 “기억에는 없지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새삼 그리워진다”고 썼다.

그리고 마스크를 옆에 두고 찍은 국가보훈처의 편지 사진을 함께 올렸다. 그 안에는 “존경하는 독립유공자 유가족님! 대한민국의 오늘은 지난 세기,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수많은 희생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독립유공자분들의 헌신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러한 헌신에 비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계실 유가족분들이 걱정되어 작은 정성을 담아 드립니다. 대한민국은 독립유공자와 유가족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항상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배 전 회장의 부친 배경진 지사는 신의주 위화청년단을 결성해 독립군을 지원했었다. 또 광복군에 입대해 국내파견 공작대원으로 활약을 펼쳤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