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발, 다음 타깃은 미국…트럼프 겨냥해 핵실험 할수도”

입력 2020-06-17 09:45 수정 2020-06-17 09:52
AP통신 “2018년 이후 가장 도발적 행동”
북한, 위기 조성해 정치적 이익 얻으려는 속셈
트럼프 관심 끌기위해 핵실험·ICBM 가능성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017년 11월 30일 보도했던 장면. 연합뉴스

미국 언론들은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한반도 평화 무드가 조성됐던 2018년 이후 가장 도발적인 행동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올해 11월 미국 대선 이전에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P통신은 “북한은 핵 외교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는 연출된 분노의 표시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고 지적했다.

AP는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 외교에 들어선 2018년 이후 가장 도발적인 행동”이라며 “진보적인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관계 노력에 심각한 차질을 안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A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육지와 해안 경계를 따라 추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CNN방송도 “남북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최근 징후”라고 설명했다. CNN은 “한국이 비용을 내고 북한 땅에서 남북 대화를 쉽게 하기 위해 건설한 건물(남북연락사무소)의 파괴는 매우 상징적”이라며 “3년이 채 안 된 평화의 시대를 위해 헌신했던 남북 사이에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정치적 양보나 이익을 얻기 위해 도발을 취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NBC방송은 “이번 폭파는 위기를 조성하고 양보를 강요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 악화를 우려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트위터에 “남북관계는 부부가 지저분한 이혼을 겪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미국을 위협하기 위해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벨기에에 있는 유럽연구소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석좌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북한이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나는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 전에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와 같은 형태의 실질적인 긴장 고조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잡을 수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국익연구소(CNI)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전쟁 발발 70년과 미국의 7월 4일 독립기념일이 다가온다”면서 “내 추측으로는 북한이 수개월 동안 위협해왔던 ICBM 시험발사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도널드 대통령의 대북 외교 실패와 연관지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맺은 관계는 실질보다 형식을 우선시하고 정책적 조치보다 사진찍기에 에너지를 쏟아 붓는 ‘트럼프 스타일’의 압축판이라고 꼬집었다.

WP는 북한의 도발이 아시아 지역에서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중국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대응을 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