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PD, 600명 규모 ‘사복경찰팀’ 전격 해체… 총격 잦아 ‘악명’

입력 2020-06-17 00:21
뉴욕경찰(NYPD) 소속 경관들의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경찰국(NYPD)이 무자비한 총격으로 논란을 빚어온 ‘방범단속반’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전역으로 확산한 흑인 사망 시위대가 요구하는 경찰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더못 세이 뉴욕 경찰국장이 NYPD 방범단속반을 해체할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방범단속반은 600명 규모의 사복경찰팀으로 중범죄 대응이 주요 임무다.

세이 국장은 이날 팀 해체 소식을 전하며 “사복경찰은 구시대적인 경찰 모델”이라며 “잔혹한 무력 행사보다 정보 수집과 기술력에 기반해 발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변화는 뉴욕 경찰이 도시를 보호하는 방식에 있어 엄청난 변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시 전역의 77개 구역에서 활동하던 이 팀의 경찰들은 15일 부로 탐문 및 지역 치안 담당 부서 등으로 재배치된다.

NYT는 NYPD의 갑작스러운 결정을 두고 “흑인 사망 시위가 확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의 조직 개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시위대의 핵심 요구사항인 ‘경찰개혁’이 뉴욕에서 일부 수용됐다는 분석이다.

NYPD의 이같은 결정에 시 안팎에서는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방범단속반은 뉴욕경찰의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로써 불법 총기소지 등 중범죄를 주로 소탕해오며 치안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갑작스럽게 해체될 시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방범단속반이 강압적인 경찰 전략의 상징이 되어버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단속반은 창설 이후 부적절한 총격 사건에 여러 번 연루됐다. 2006년에는 결혼식을 마치고 나온 흑인 청년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 2018년에는 경찰관에게 쇠파이프를 겨눈 정신질환자 남성에게 총을 쏴 숨지게 했다. 2018년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NYPD 방범단속반은 2000년 이후 뉴욕에서 경찰이 총격을 가해 사망 사고가 발생한 사건의 31%를 차지한다.

방범단속반 해체가 경찰개혁 목적이 아닌 NYPD 자체의 축소를 막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코리 존슨 시의회 의장이 NYPD의 예산을 60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삭감하는 안을 제안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과 세이 국장은 이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