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일 줄줄이 하락 와중에 한국만 국가경쟁력 5계단 ‘껑충’

입력 2020-06-16 18:00
미국 3→10위, 중국 14→20위, 일본 30→34위
정부 효율성·기업 효율성·인프라 등 개선
고용·재정은 악화
기업 규제·생산성은 여전히 약점
“코로나 대응 긍정 작용”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지난해보다 5계단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세계적 강대국들의 국가경쟁력이 줄줄이 하락하는 와중에서도 그럭저럭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생산성과 기업 관련 규제 등에서는 여전히 낮은 순위에 머물러 개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16일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 종합 순위는 63개국 중 23위로 지난해보다 5계단 상승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14년 26위를 기록한 이후 줄곧 20위대 후반에 머물렀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16일 공개한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순위.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IMD는 경제성과와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대 분야를 축으로 국내경제, 국제무역, 고용, 재정, 생산성, 기본인프라 등 20개 부문을 평가한 뒤 부문별 점수를 합산해 국가 경쟁력 순위를 매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은 4대 분야 가운데 지난해와 순위가 같은 경제성과(27위)를 제외하고는 정부 효율성(31→28위)과 기업 효율성(34→28위), 인프라(20→16위) 부문에서 모두 순위가 올랐다.

특히 기업 효율성 분야에서 순위가 오른 항목이 많았다. 노동시장 분야는 경제활동인구 증가와 교육훈련 강화에 힘입어 36위에서 28위로 상승했고, 경영활동 분야도 경영상 IT(전자기술) 활용 확대 등에 힘입어 47위에서 36위로 대폭 개선됐다. 국민의 위기대응 능력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행태·가치 부문 순위도 25위에서 15위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고용과 재정 부문은 각각 12위, 27위로 각각 2계단, 3계단씩 내려갔다. 실업률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아진 데다 공공 부분 고용 비중이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난해 3위 수준이었던 재정수지는 13위로 내려앉는 등 재정수지 악화 영향도 컸다. 기재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글로벌 경기 악화와 반도체 시장 부진에 대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업관련 높은 규제와 낮은 생산성은 여전히 점수를 깎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업관련 규제는 4계단 상승했지만 여전히 46위에 머물렀고, 생산성도 지난해와 같은 38위에 그쳤다.

올해 국가경쟁력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싱가포르가 차지했다. 미국은 3위에서 10위로 7단계나 떨어졌다. 중국도 6단계 하락한 20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4단계 하락해 34위에 머물렀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적극적 방역과 신속한 정책대응 등으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한 점이 한국의 경쟁력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