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폭발이 난 줄 알았어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16일 오후. 경기북부 최북단 마을인 파주 대성동 주민들은 돌연 들려온 ‘쾅’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집이 흔들릴 정도의 폭음”이 마을을 강타했다고 한다. 대성동은 개성공단과 약 4㎞ 떨어진 곳이다. 이곳 주민들은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대성동마을 주민 신모씨는 이날 “오후에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개성공단 쪽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며 “마치 가스폭발이 난 듯싶었다”고 연합뉴스에 목격담을 전했다. 이 마을 이장인 김동구씨도 “오늘 연무현상으로 개성공단 쪽이 뿌옇게 보여 시계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영숙 부녀회장도 “오전 농사일을 마치고 더위를 피해 집안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쾅’ 하는 소리에 집이 흔들렸다”면서 “마을에서 뭐가 터졌나 집 밖으로 나와 보니 개성공단 쪽에서 검은 연기가 수십미터 하늘까지 피어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도 연기가 하늘로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며 “남북관계가 좋아지기를 바랐는데 큰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인근 통일촌마을 박경호 청년회장도 “뉴스를 보고 밖으로 나와 보니 도라산 위까지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면서 “폭발 후 상공 40∼50m까지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했다.
파주시 장단출장소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 소식을 접한 뒤 대성동마을·통일촌·해마루촌마을 이장들에게 마을 방송으로 ‘뉴스를 보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주민들의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알렸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2시49분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이로써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에 문을 열었던 연락사무소가 개소 19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