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0’ 선언 8일 만에… 뉴질랜드, 확진자 2명 발생

입력 2020-06-17 00:37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연합뉴스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던 뉴질랜드에서 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저신다 아던 총리가 나서 마지막 감염자가 완치됐다고 밝힌 지 8일 만이다. 느슨한 방역 조치가 원인으로 제시되는 가운데 뉴질랜드 내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영국에서 들어온 입국자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2명은 영국에서 호주로 입국 후 14일간의 의무 자가격리 기간을 채우지 않고 오클랜드에서 웰링턴까지 8시간 동안 650㎞를 이동한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애슐리 블룸필드 보건국장은 이들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부모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인도적 격리 해제’ 특례를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격리 해제 후 웰링턴까지 개인 차로 이동했으며 가족 1명을 제외하고는 접촉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질랜드에서 감염자가 최종적으로 모두 사라진 건 지난 8일이지만 신규 확진자는 지난 24일간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지 일주일여 만에 나온 감염 사례에 놀란 뉴질랜드 당국은 뒤늦게 방역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데이비드 클라크 보건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운영되어오던 인도적 격리 면제 지침을 시행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클라크 장관은 “인도적 격리 면제는 매우 예외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되어야 하는 조치”라며 “신규 확진된 2명의 경우에는 격리 면제를 받기에 부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건부는 해외 입국자 관련 방역 지침이 제대로 준수됐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뉴질랜드헤럴드는 “해외 입국자가 인도적 격리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7일간은 격리된 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하지만 이런 조치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보건당국의 허술한 입국자 증상 관리도 비판했다. 신문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 중 한 명은 입국 당시 이미 코로나19 증상이 있었지만 당국은 이를 기저질환으로 판단하고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매일 이뤄져야 하는 증상 발현 여부 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