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3주 연속 1을 넘겼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재생산지수가 1 이상이면 환자가 늘어난다. 이런 와중에 서울에선 유흥업소 대상 집합금지명령 해제 하루 만에 업소 종사자가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서울시가 지난 13일 기준 1114명의 환자에 대한 코로나19 재생산지수를 분석한 결과 21주차(5월 17~23일)에 0.74로 떨어졌던 지수는 22주차(5월 24~30일)에 1.16으로 반등한 뒤 23주차(5월 31일~6월 6일)에 1.06, 24주차(6월 7~13일)에 1.08을 기록한 것으로 16일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태원 클럽 이후 물류센터와 교회 소모임, 방문판매업체 등 지역감염 확산으로 재생산지수가 1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는 이날 3명의 환자가 추가돼 총 172명의 누적 확진자를 냈다.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선 첫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자가격리 중이던 2명이 재확진됐다. 송파구 롯데택배 물류센터에선 이날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아직 검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가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을 해제하자마자 유흥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강남구 역삼동 한 호텔에 입주한 가라오케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이 해제 당일인 1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서초동 주점 ‘응야끼도리’에서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집합금지명령이 해제되면서 해당 가라오케는 다시 문을 열기 위해 지난 14일 종업원들을 불러 청소를 시켰고, 확진된 여성은 이때 3시간가량 업소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가라오케는 개장 하루 만에 임시 폐쇄됐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 데 대해 일각에선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이 실패한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3월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3, 4까지 올랐을 때 위기감을 느낀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켜 지수를 떨어뜨렸다”면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이 방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확진자가 쏟아지면 의료진 희생자가 속출하고, 코로나19 환자로 인해 다른 질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열사병으로 쓰러지고, 최근엔 검사량 폭증으로 4건의 진단 오류가 나왔다.
정부는 수도권의 강화한 방역수칙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관련 법령 개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윤태호 중앙재난대책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고위험시설의 업주뿐 아니라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이용자에게도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