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코로나환자 100명 넘어 ‘봉쇄’ 확대…“배수진 쳤다”

입력 2020-06-16 16:51
코로나19 핵산검사를 받고 있는 베이징 시민들.AP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의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면서 베이징시가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베이징 시내 대부분 구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통시장과 주택단지들이 추가로 봉쇄되고 베이징의 택시는 시외 운행이 금지됐다. 베이징시는 “배수진을 치고 총력 대응하겠다”면서 전시 대응태세를 선언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27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허베이성에서 4명, 쓰촨성에서 1명 등 본토에서만 총 3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중국의 해외 역유입 신규 확진 사례는 8명이었다. 무증상 감염자도 6명 늘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11일 신규 확진자 1명이 발생한 데 이어 12일 6명, 13일과 14일 36명씩 쏟아지는 등 최근 두 자릿수 발병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베이징에서는 전체 11개 구 가운데 9개 구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베이징 코로나19 대응 영도소조는 전날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 주재로 회의를 열고 펑타이구의 신파디 시장을 중심으로 퍼지는 집단 감염에 대해 “방제 상황이 매우 심각해 우리는 배수진을 치고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도소조는 신파디 시장을 집단감염의 핵심 고리로 보고 “신파디 시장을 출입했던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어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베이징 주택단지를 지키는 경찰.AP연합뉴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재래시장 등은 봉쇄 조치하고 인근 주민들은 자가 격리와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하고, 코로나19 위험 지역 주민들의 다른 지역 이동도 엄격히 통제하기로 했다.

베이징시는 신파디 시장과 하이뎬구 위취안 시장을 봉쇄한 데 이어 시청구 톈타오홍롄 채소시장과 주변 주택단지 7곳에 대해서도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톈타오홍롄 시장에서는 신파디 시장과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발생했다. 이 시장 관계자와 주변 주택단지 주민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가 실시되고 있다.

또 톈타오홍롄 시장을 비롯해 베이징 276개 전통시장에 대한 소독을 진행하고, 11개 시장을 봉쇄했다. 베이징시는 또 베이징에서 시외로 나가는 택시 운행을 임시 중단하기로 했다.

베이징 대부분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하자 중위험 지역을 12곳 추가하는 등 방역 수위도 높였다. 특히 차오양, 다싱, 먼터우거우, 펑타이 등 4개 구는 ‘전시태세’에 돌입했다.

베이징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은 이미 5월말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보이고, 신파디 시장에서 확산된 바이러스가 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 화난수산시장의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더 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우준유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연구원은 15일 관영 CCTV 인터뷰에서 “베이징의 코로나19 집단 발병은 이미 5월 말부터 시작됐을 수 있다”며 “향후 사흘간이 베이징의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아주 결정적이고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우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이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하기 때문에 향후 사흘이 방역의 고비”라며 “베이징의 최초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11일 발생한 것으로 보면, 그 사람이 감염된 것은 5월 말이나 6월 초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잔추 우한대학 바이러스 연구소 교수는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지난 14일까지 나흘 만에 79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은 베이징의 코로나바이러스가 매우 전염력이 강하며, 우한의 바이러스보다 더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