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가 예술가들에게 주는 죽비 같은 조언을 담은 ‘예술가가 되는 법’(처음북스)이 번역돼 나왔다. 수년 간 ‘뉴욕지’에 기고한 글을 모아 엮었다. ‘내 안의 창조력을 깨우는 63가지 법칙’이란 부제가 붙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비결은 없다. 어쩌면 다 알지만 ‘남탓’하고 싶어 외면하고자 했던 평범한 진리들이 들어있다. 이를테면 ‘작업하고 또 작업하라, 그냥 시작하라! 작업을 통해서만 두려움이란 저주를 물리칠 수 있다’는 구절 같은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이 번쩍 뜨이는 조언도 있다. 예술가에겐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는 것, 창조는 상상력으로 하는 것이니 말이다. 또 예술가는 작업실에 처박혀 혼자 작업하는 맞는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근데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다고 해도, 비슷한 또래의 다른 예술가들과 오랜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예술가는 살아남기 위해 같은 무리의 사람들과 교감해야 한다.”
다정하고 위트가 넘치며 미술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그럼에도 예술가 뿐 아니라 인생이 막막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깜깜한 밤, 등대를 만난 듯 내일로 가는 여정의 갈피를 잡고 안도감을 느낄 것이다. 1만5000원, 152쪽.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