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와 제천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과수화상병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충북에선 이미 사과밭 391곳(221.8㏊)이 화상병에 걸렸는데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오는 7월 중순까지 최대 128농가 정도가 더 확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송용섭 충북도 농업기술원장은 16일 충북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화상병은 본격적인 폭염기에 접어드는 7월 중순에 종식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발적인 확산으로 피해 면적은 최대 311㏊으로 늘어갈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송 원장은 “앞으로 90㏊가 더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데 한 농가당 평균 0.7㏊로 128농가가 추가로 확진될 수 있다”며 “매몰 기간은 7~10일 이내로 신속히 처리하는 등 더 이상 화상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의 피해 면적이 여의도 면적(290㏊) 보다 많은 311㏊에 달할 경우 피해 보상금이 8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까지 지역 391농가 221.8㏊에서 화상병이 확진돼 148농가 90.1㏊의 과수원을 매몰했다. 시·군별로는 충주 276농가 158.9㏊, 제천 104농가 57.1㏊, 음성 9농가 5.1㏊, 진천 2농가 07.㏊다. 충주 산척면은 150여곳의 사과밭 중 141곳이 감염돼 사과 농사 기반이 붕괴할 처지다.
화상병 발생은 충북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심상치 않다. 안성 21곳, 파주 2곳, 이천 1곳, 연천 2곳, 평창 2곳, 천안 5곳, 익산 2곳, 양주 1곳, 경기도 광주 1곳 등 37곳이나 발생했다.
화상병은 나무가 불에 그슬린 것처럼 말라 죽는 국가검역병이다. 주로 사과·배 나무에 피해를 준다. 4월 중순 이후 발생하는데 벌과 파리 등의 곤충과 비바람, 농작업 도구 등에 의해 전염된다. 학계에서는 섭씨 40도 후반까지 기온이 상승하면 화상병 세균이 소멸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충북에서는 지난해 충주 76곳, 제천 62곳, 음성 7곳 등 과수원 145곳(88.9㏊)에서 화상병이 발생했다. 피해 보상금은 270억2000만원이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