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 배신”…홍준표 “야당이 깔보인 탓”

입력 2020-06-16 11:26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는 16일 “입만 열면 김대중·노무현·김근태 정신을 계승하겠다던 더불어민주당이 계승은커녕 배신을 했다”고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져간 여당을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단독 개원에 이어 국회 관례를 깨고 법사위원장을 힘으로 가져갔다. 승리의 웃음으로 상대에게 모멸도 안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지사는 “지금 민주당은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아니다”며 “‘의회주의자’ 김대중의 민주당이 아니다. ‘원칙주의자’ 노무현의 민주당이 아니다.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민주당이 아니다. 그런 민주당은 이젠 없다”고 주장했다.

또 “주호영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수의 힘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지더라도 민심을 얻으면 이기는 것이다. 역사는 오늘의 민주당을 승리자가 아닌 부끄러운 패배자로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친정인 통합당에 ‘강한 야당’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사상 유례없는 국회 폭거를 당한 것은 민주당의 오만에서 비롯됐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야당이 깔보였고 무기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협상하는 척만 하고 종국에 가서는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일당 독주 국회를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의원은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는 길만이 살길”이라며 “더 이상 모양 갖추기에만 급급한 패션 야당은 5공 시절 민한당이 될 뿐”이라고 했다. 제5공화국 시절 한때 제1야당이었던 민한당은 사실상 관제 야당으로 당시 여당인 민정당의 ‘2중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