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울릉 항로 대형여객선 유치 논란 해결책 찾았다

입력 2020-06-16 11:04 수정 2020-06-16 14:50
오는 22일 경북 울릉군과 울릉군의회, (주)대저건설, 울릉군비상대책위원회 등이 포항~울릉 항로 대형여객선 유치 및 지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한다. 사진은 울릉도 도동항에 입도한 엘도라도호 모습. 울릉=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경북 포항~울릉 간 대형여객선 유치 공모사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울릉군과 여객선사, 주민들이 대형 여객선 유치의 걸림돌이었던 화물 선적 문제에 합의했다.

16일 경북도와 울릉군에 따르면 오는 22일 울릉주민의 안정적인 해상 이동권 보장과 관광객 편의를 위해 포항~울릉 항로 대형여객선 유치 및 지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한다.

울릉도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신규 건조 선박에 최대 25~30t의 화물을 싣는 조건이다. 또 대형 여객선 취항 이전에 임시 운항할 여객 및 화물 겸용 여객선(카페리)을 6개월 이내 도입하기로 했다.

포항~울릉 항로는 지난 2월 대형여객선 썬플라워호(2394t, 정원 920명)가 선령 만기로 운항을 중단했다. 대신 지난 5월15일부터 엘도라도호(668t, 정원 414명)를 투입·운항 중이다.

울릉주민들은 이동권 보장과 관광객 감소 등을 이유로 썬플라워호급의 대형여객선 취항을 요구하고 있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지난해 대형여객선 신조 투입을 위한 공모를 통해 ㈜대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대저건설은 총톤수 2000t급 이상, 최고속도 40노트(시속 74㎞), 파고 4.2m 이하에 운항할 수 있는 ‘여객전용’ 대형 여객선을 제안했다. 여객 정원은 930여명이다.

그러나 ‘화물겸용 여객선’에 대한 일부 울릉주민들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신규여객선 건조사업은 제동이 걸렸다. 주민반발에 지난 3월 경북도지사는 실시협약 서명을 보류했다.

울릉군과 울릉군의회, 해운사, 주민들은 자칫 대형 여객선 도입 사업이 좌초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최근 합의에 도달했다. 선령 30년인 여객전용선을 유지하면서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신규 도입 선박의 설계를 변경하기로 했다.

대저건설은 실시협약이 마무리되면 선박구조를 변경·건조 후 2022년 상반기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할 예정이다.

새로 투입되는 여객선은 오전에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출항하고 오후에 다시 포항에서 울릉도로 돌아가는 일정으로 운항한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경북도, 여객선사, 해양수산부 등과 적극 협력해 군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2022년 상반기에 대형여객선이 취항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울릉=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