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앞장섰던 미국의 10대 흑인 여성 활동가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그가 성폭행을 당한 뒤 피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흑인 남성 용의자 1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CNN방송 등 회신은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흑인 여성 활동가 올루와토인 살라우(19)가 실종 일주일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살라우는 지난 6일 마지막으로 목격됐으며 이튿날 오전 “교회에 두고 온 소지품을 찾으러 가는 길에 한 흑인 남성이 차를 태워줬고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쓴 뒤 연락두절됐다.
이후 경찰과 지역 시민단체는 수색 작업에 돌입했고 지난 13일 살라우의 시신을 찾을 수 있었다. 마지막 목격 장소에서 약 5㎞ 떨어진 지점이었고 당시 현장에는 75세 백인 여성 빅토리아 심스의 시신도 함께 있었다. 심스는 플로리다주 노인 문제 전담부서에서 일하다 퇴직한 후 은퇴자협회(AARP) 소속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왔다. 지난 11일 실종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경찰은 유력용의자로 에런 글리(49)라는 이름의 흑인 남성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아직 기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혐의는 조사가 끝난 뒤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살라우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내걸었던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그는 시위 도중 “좋든 싫든 내 피부색을 떼어낼 수 없고, 피부색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흑인이라는 정체성을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다”는 연설을 해 SNS상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