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에게 성폭행당했다” 19살 흑인활동가의 사망 전 글

입력 2020-06-16 10:55 수정 2020-06-16 14:59
현지 언론 보도 캡처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앞장섰던 미국의 10대 흑인 여성 활동가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그가 성폭행을 당한 뒤 피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흑인 남성 용의자 1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CNN방송 등 회신은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흑인 여성 활동가 올루와토인 살라우(19)가 실종 일주일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살라우는 지난 6일 마지막으로 목격됐으며 이튿날 오전 “교회에 두고 온 소지품을 찾으러 가는 길에 한 흑인 남성이 차를 태워줬고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쓴 뒤 연락두절됐다.

살라우가 숨지기 직전 올린 트위터 글. 트위터 캡처

이후 경찰과 지역 시민단체는 수색 작업에 돌입했고 지난 13일 살라우의 시신을 찾을 수 있었다. 마지막 목격 장소에서 약 5㎞ 떨어진 지점이었고 당시 현장에는 75세 백인 여성 빅토리아 심스의 시신도 함께 있었다. 심스는 플로리다주 노인 문제 전담부서에서 일하다 퇴직한 후 은퇴자협회(AARP) 소속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왔다. 지난 11일 실종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경찰은 유력용의자로 에런 글리(49)라는 이름의 흑인 남성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아직 기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혐의는 조사가 끝난 뒤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숨진 살라우와 빅토리아 심스(왼쪽 위와 아래), 체포된 흑인 용의자 에런 글리(오른쪽). 트위터캡처

살라우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내걸었던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그는 시위 도중 “좋든 싫든 내 피부색을 떼어낼 수 없고, 피부색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흑인이라는 정체성을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다”는 연설을 해 SNS상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