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4월에 첫 스마트폰 1위…‘보복 소비’ 덕분

입력 2020-06-16 10:01

화웨이가 월간 판매 기준으로 사상 최초로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1위에 올라섰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며 그동안 억눌렸던 ‘보복 소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중국 매체들은 16일 화웨이의 4월 스마트폰 판매량이 삼성전자보다 많았다는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보고서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4월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 4월보다 41% 감소한 6937만대를 기록한 가운데 화웨이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21.4%, 19.1%였다.

비록 월간 기준이지만 1∼2위 순위가 바뀐 것은 화웨이의 ‘안방’인 중국 시장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먼저 빠르게 회복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에 중국 시장은 애국 소비 경향이 점차 강화하면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국 소비에 보복 소비가 더해지면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가 늘었다는 것이다.

작년 5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는 해외 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해지면서 화웨이의 자국 시장 입지는 더욱 강해졌다.

앞선 카운터포인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웨이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9%로 작년 동기의 29%보다 10%포인트나 높아졌다.

반면 미국, 인도, 유럽 등 삼성전자의 주요 해외 시장은 여전히 코로나19로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회복이 시작됐지만 삼성의 갤럭시20 판매는 부진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인도의 코로나19 봉쇄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 산하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4월 중국 휴대전화 판매량은 작년 동월보다 14.2% 증가한 4172만8000대였다. 올해 들어 중국에서 월간 휴대전화 판매가 늘어난 것은 처음이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