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청와대 대응, 궁여지책… 文대통령 멍청이” 조롱

입력 2020-06-16 09:23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난하는 가운데 각지에서 청년학생들의 항의시위행진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소통과 협력으로 문제를 풀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조롱하며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징벌의 불벼락을 내리겠다”는 등의 엄포를 이어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우리 인민을 모독한 죄값(죗값)을 천백배로 받아낼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모순적이고 허무맹랑한 소리만 늘어놓던 청와대가 뒤늦게야 삐라 살포에 대한 ‘엄정 대처방안’이라는 것을 들고 나왔다. 위기모면을 위한 궁여지책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대외용 라디오인 평양방송도 남한의 남북 간 합의 준수 방침을 “위기모면을 위한 궁여지책” “지금의 험악한 사태를 어물쩍해 넘겨보려는 서푼짜리 기만술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큰일이나 칠 것처럼 흰소리는 곧잘 치면서도(허풍을 떨면서도) 실천은 한 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체질적인 우유부단성은 지난 2년 동안에 드러날 대로 드러났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11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남북관계 급랭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대북 전단·물품 등의 살포에 엄정히 대응할 것이며 남북 간 모든 합의를 계속 준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을 일축한 것이다.

북한 매체들은 특유의 거친 표현을 동원해 남한 정부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노동신문은 ‘투철한 계급투쟁 의지를 만장약한 우리 인민의 혁명적 풍모’ 제목의 논설에서 “철저한 보복전이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며 “세계는 우리 인민이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어떤 징벌의 불벼락을 안기고 인간쓰레기들을 어떻게 박멸해 버리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9·19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 옥류관 식사를 소재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했던 선전매체들은 이날 다시 문 대통령을 조준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독자감상글 코너를 통해 “문재인이 굴러들어온 평화번영의 복도 차버린 것은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인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라는 내용의 댓글을 노출했다. 댓글은 실제로는 관리자만 등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민족끼리 측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