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류센터 확진자도 정은경 본부장이 가장 싫다는 ‘깜깜이 환자’

입력 2020-06-16 07:51 수정 2020-06-16 07:52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가장 싫어한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깜깜이 감염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쿠팡 물류센터보다 근무자가 더 많은 롯데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확진자도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깜깜이’ 확진자로 추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와 롯데 택배를 운영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동남권 물류단지 안에 있는 롯데 택배 물류센터에서 8~9일 근무했던 일용직 직원인 A씨(56)가 13일 오후 8시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앞서 아내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아내의 감염 경로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 8일부터 가래 증상이 있었지만 출근 때 작성하는 물류센터 문진표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정상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기도 거주자이며 경기도 발생 확진자로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 택배는 판정 사실을 통보받은 뒤 센터 문을 닫았다. 확진자와 같은 날 근무했던 159명은 자가격리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쿠팡 부천물류센터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밤 서울 관악구에서 길거리에서 발견된 B씨(69)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길에 쓰러져 있던 B씨는 목격자의 신고로 발견돼 병원에 옮겨져 검체 검사를 한 결과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B씨가 거주지나 이동 경로 등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아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이른바 ‘깜깜이 환자’가 곳곳에서 속출하면서 방역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최전방에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 마무리 발언에서 “보건당국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사실 깜깜이 감염”이라며 “깜깜이 감염이 위험한 것은 코로나19 취약계층인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등에 전파되기 때문이며 이로인한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최근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인 ‘리치웨이’와 수도권 개척교회 등 기존 집단감염 사례와 관련된 신규 확진자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물류센터 등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깜깜이 감염 확진자 비율이 10%를 넘어섰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간(6.1~15) 확진 판정을 받은 618명 중 63명(10.2%)의 감염경로가 불분명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