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4500명 주독미군, 2만 5000명으로 줄어들어
“공화당 의원들과 나토회원국들 당황하게 만들 것”
주독미군에 이어 주한미군 등 ‘도미노’ 감축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독일에 주둔한 미군을 2만 5000명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충분한 방위비를 내지 않는다”면서 “독일이 방위비를 더 지불할 때까지 미국은 주독 미군을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에서 감축할 미군 규모는 약 9500명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렇게 되면 주독미군 규모는 현재 3만 4500명에서 2만 5000명으로 줄어든다.
주독미군은 2만 8500여명인 주한미군보다 규모가 축소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독미군 감축 방침은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사가 나온 뒤에도 주독미군 감축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주독미군 감축 공식화가 의회 내의 공화당 의원들과 미국의 나토 동맹국들을 당황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주독미군 감축이 주한미군 감축을 비롯한 해외 주둔 미군의 ‘도미노’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여전히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 참석해 “미군은 미국의 필수적인 이익을 지키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오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미군의 책무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이 세계 경찰이 아니다”라는 오랜 소신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가 지난 11일 독일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포함해 해외 주둔 미군의 감축을 원한다고 엄청난 충격파를 몰고 왔다.
그리넬 전 대사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이미 주독 미군 감축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아무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이라크·한국·일본 그리고 독일로부터 군대를 데려오기를 원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리넬 전 대사는 한국을 직접 거론한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포함한 해외주둔 미군 감축을 대선용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다.
▶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