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감염 ‘유럽발’ 주장하더니…中 “연어 수입 중단”

입력 2020-06-15 23:51
15일 중국 베이징 신파디 농수산물도매시장발 감염 여파로 현지 한 슈퍼마켓의 활어 코너 옆 사시미 가게의 매대가 텅 비어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 베이징의 신파디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중심으로 다시 번지는 가운데 당국이 유럽산 연어의 수입을 전격 중단했다. 감염원으로 연어를 지목하고, 해당 바이러스가 유럽발이라고 밝힌 뒤 나온 결정이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유럽 연어 공급업체에서 수입을 중단했다. ‘노르웨이 로열 새먼’(Norway Royal Salmon) 판매 책임자도 로이터에 “우리는 중국으로의 모든 판매를 중단했고, 상황이 분명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고, 덴마크령 패로제도에 본사를 둔 연어 공급업체(Bakkafrost) 대표 역시 “현재 중국에 연어를 보낼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베이징시는 지난 12일 신파디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연어를 처리하는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양펑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주임은 이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이 유럽에서 온 것을 발견했다며 “(해외) 유입과 관련된 것이라고 잠정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신파디 도매시장 출입구가 봉쇄돼 있다. EPA 연합뉴스

하지만 두 수입업체는 모든 직원들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지만,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노르웨이 식품안전 당국도 어류가 코로나19에 감염된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중국에서는 연어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베이징뿐만 아니라 항저우, 청두 등 각지의 시장과 마트에서 연어 판매를 줄줄이 중단하고 있다. 후난성 최대 수산시장도 연어 판매를 중단한 상태로 전해졌다.

현지 전문가들이 어류는 코로나19의 숙주가 아니라는 입장을 줄지어 밝혔지만, “유럽발 바이러스”라는 발표에 이어 연어 수입 중단 조치까지 꺼내 들며 중국 정부가 막연한 불안감을 키우는 상황인 셈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