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여당의 단독 원구성…여야 원내대표 협상력은 ‘낙제점’

입력 2020-06-15 19:36
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린 15일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에는 협상이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데드라인’을 정하고 미래통합당에 협조를 바랐고, 통합당은 민주당에 양보를 바랐지만 어느 것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 원내대표 모두 협상력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이제 더는 통합당의 몽니를 봐줄 수 없다”며 단독 개원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그간 176석 의석에 맞는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야당 협조 없이도 의사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는 강경한 태도를 이어왔다. ‘강한 여당’ 기조에 맞춘 강한 리더십을 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야당을 협상의 장으로 이끄는 소통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이후 ‘법제사법위원장을 뺀 합의는 없다’며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주 원내대표의 협상 불가 방침은 소속 의원들의 지지가 뒷받침한 배경이 크다. 초선 의원들은 의장을 찾아가 항의했고, 3선 의원들은 상임위원장을 포기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주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원 구성을 강행한 민주당에 화살이 향하는 분위기다.

다만 앞으로 대여 투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대 국회와 같은 국회 전면 보이콧이나 장외투쟁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효과적 투쟁 방법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을 동의하거나 협조해줄 수 없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직무를 포기하지 않고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며 “(장외투쟁 카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