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반도체와 세트 부문 사장단을 연속으로 만나 위기 극복 전략을 점검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첫 공개 경영 행보로, 하루에 부품과 세트 부문을 아우르는 사장단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이날 오전 김기남 부회장 및 DS부문 경영진과 릴레이 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반도체 시황과 투자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참석했다.
오찬 이후에는 파운드리 전략 간담회가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선단공정 개발 로드맵(5나노, GAA 등)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부문 경영진과의 간담회 후 이 부회장은 무선사업부 경영진과 만났다.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상반기 실적 검토와 하반기 판매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내년도 플래그십 라인업 운영 전략을 점검했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이 자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 최경식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 김경준 무선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 김성진 무선사업부 지원팀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사장단과 간담회를 한 것은 지난 3월 25일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차세대 기술점검을 한 이후 80여일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감안해 신속한 위기 대응과 미래시장 선점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이처럼 바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법원이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최악의 고비를 넘겼다. 이르면 이달 말 열리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기소 타당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