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I “지난해 北 핵탄두 보유 10기 늘어 30∼40기”

입력 2020-06-15 16:44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간 비핵화 대화는 경색 국면에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 핵보유국이 가지고 있는 핵탄두 수가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줄었으나 중국과 북한의 핵탄두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5일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 9개 핵보유국의 핵탄두 수가 지난 1월 기준 1만3400기로 지난해 1월 1만3865기보다 465기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해보다 30기 많은 320기, 북한은 지난해보다 20∼30기보다 10기 늘어난 30~4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민간단체인 미국과학자연맹(FAS)도 최근 ‘전세계 핵 전력' 보고서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35기로 추정했다. FAS는 “대략 35기 탄두에 충분한 핵물질을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만 그 중 몇 기의 탄두를 조립 혹은 배치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핵탄두 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은 미국과 러시아가 노후화된 핵탄두를 폐기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 중인 핵탄두는 전체 핵탄두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 수는 385기, 러시아는 125기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SIPRI는 “9개 핵 보유국 모두가 핵 현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의 핵 현대화가 두드러져 지상발사와 잠수함발사, 전략핵폭격기 등 3대 핵전력 모두에서 현대화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체 핵탄두 중 배치돼 있는 것은 약 3720기이며, 특히 1800기 가까이는 ‘고도의 작전경계태세’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섀넌 카일 SIPRI 핵군축·군비관리·비확산프로그램 국장은 “내년 2월 종료를 앞둔 미국과 러시아 간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을 갱신하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으며, 미국과 러시아가 맺은 중거리 핵전력조약(INF)에서 미국이 탈퇴하는 등 양국이 서로 핵무기를 통제하는 일은 앞으로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 상황의 투명성을 높이고 서로 간의 오해를 방지하는 대화 통로가 사라지면 새로운 핵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