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핵보유국이 가지고 있는 핵탄두 수가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줄었으나 중국과 북한의 핵탄두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5일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 9개 핵보유국의 핵탄두 수가 지난 1월 기준 1만3400기로 지난해 1월 1만3865기보다 465기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해보다 30기 많은 320기, 북한은 지난해보다 20∼30기보다 10기 늘어난 30~4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민간단체인 미국과학자연맹(FAS)도 최근 ‘전세계 핵 전력' 보고서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35기로 추정했다. FAS는 “대략 35기 탄두에 충분한 핵물질을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만 그 중 몇 기의 탄두를 조립 혹은 배치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핵탄두 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은 미국과 러시아가 노후화된 핵탄두를 폐기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 중인 핵탄두는 전체 핵탄두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 수는 385기, 러시아는 125기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SIPRI는 “9개 핵 보유국 모두가 핵 현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의 핵 현대화가 두드러져 지상발사와 잠수함발사, 전략핵폭격기 등 3대 핵전력 모두에서 현대화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체 핵탄두 중 배치돼 있는 것은 약 3720기이며, 특히 1800기 가까이는 ‘고도의 작전경계태세’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섀넌 카일 SIPRI 핵군축·군비관리·비확산프로그램 국장은 “내년 2월 종료를 앞둔 미국과 러시아 간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을 갱신하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으며, 미국과 러시아가 맺은 중거리 핵전력조약(INF)에서 미국이 탈퇴하는 등 양국이 서로 핵무기를 통제하는 일은 앞으로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 상황의 투명성을 높이고 서로 간의 오해를 방지하는 대화 통로가 사라지면 새로운 핵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