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여야 초선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 목소리를 키우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초선 의원들은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하고,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성명을 연이어 냈다. 또 과거와 달리 의원총회에서 적극 발언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 일동은 15일 “청와대를 맡는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은 균형과 견제 차원에서 야당이 맡는 원칙과 전통이 불문법처럼 자리 잡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것에 야당 초선 의원들이 집단 반발한 것이다. 이어 통합당 초선 10여명은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했다. 배준영 통합당 의원은 박 의장과 면담 직후 “의회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이자 수호자로서 의장께서 역할을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통합당 초선들은 지난 12일에도 박 의장을 항의 방문했었다.
여당 초선 의원들도 야당 못지않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박 의장을 만나 원 구성 마무리를 촉구했다. 앞서 범여권 초선 의원들은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15일 본회의에서 전 상임위위원장을 선출하고 상임위 구성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했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협상을 주도하지만 초선 의원들도 측면에서 역할을 하는 셈이다.
21대 국회 초선들은 당 의총에서도 눈치를 보기보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한 통합당 중진 의원은 “초선 의원들이 의총에서 말을 너무 잘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박수영, 박형수, 조수진 의원 등이 의총에서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통합당 한 초선 의원은 “다들 눈치 보지 말고 의총에서 할 말은 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과거에는 초선 의원이 개원 초기 의총에서 적극 발언을 하면 튀는 초선으로 낙인이 찍혔다. 그만큼 국회 분위기가 선수를 따지며 수직적이었던 것이다. 또 다른 야당 초선 의원은 “초선들이 적극 발언하니 선배 한 분이 ‘라떼(나 때는)는 말이야 초선은 가만히 들었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21대 국회 들어 초선 의원 수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목소리도 탄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현역 176명 중에 84명(47.7%), 통합당은 현역 103명 중에 58명(56.3%)이 초선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