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에 이어 롯데택배 물류센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와 같은 날 근무했던 접촉자만 159명으로 쿠팡보다 많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15일 서울 송파구와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송파구 소재 롯데택배 동남권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진자는 경기도 시흥에 거주하는 중국 국적 50대 남성으로 지난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8~10일 롯데택배 송파물류센터에서 일용직 직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남성은 이틀 전인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아내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확진자와 같은 날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사람은 15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 당국은 이들을 자가격리 조치했고 물류센터는 폐쇄됐다. 이 남성은 8일부터 가래 등 증상이 나타났지만 그날 오후 시흥시 인력사무소에서 일감을 구해 물류센터에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력사무소에서 임대버스를 타고 물류센터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버스에 함께 탑승한 근무자들도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존의 수도권 물류센터에 대한 점검에 (롯데택배 송파물류센터가) 포함됐는지, 그 당시의 방역수칙과 관련해 지적을 받은 것이 있는지, 수칙이 잘 지켜졌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물류센터는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근무하는 점, 부업으로 물류센터 일을 하는 경우가 다수라는 점 때문에 다른 집단으로 전파가 빠르게 이뤄질 위험이 크다. 쿠팡물류센터발 집단감염은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3일부터 현재까지 14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수도권 지역사회에서 7차 감염까지 이어지면서 3차 감염자인 80대가 결국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주요 유통 물류센터를 포함한 전국 물류시설 4361곳을 대상으로 방역지침 준수, 질병의심환자 대응체계, 방역물품 구비, 종사자 위생관리 등에 대한 방역 점검을 실시했다. 택배 터미널·영업용 물류창고뿐만 아니라 식품·축산창고, 항만·수산물 창고 등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물류시설에서의 감염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CJ대한통운 서울 영등포지점에서 근무하는 60대 택배기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지점이 폐쇄됐다. 확진자는 금천구 예수비전성결교회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이 지점 근무자는 250여명이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