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 9살 여아 학대, 창녕계부 영장실질심사,

입력 2020-06-15 14:27
“한 번도 남의 딸로 생각한적이 없고, 제 딸이라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합니다.”

프라이팬과 쇠막대 등으로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및 특수상해)를 받고 있는 계부 A(35) 씨는 15일 오전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열린 구속영장 심사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딸을 사랑한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지난 13일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은 A 씨는 모자를 푹 눌러 쓴채 경찰과 함께 이날 오전 10시20분쯤 밀양지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A 씨는 밀양지원 현관에서 “딸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미안하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A 씨는 이어 “아이가 욕조 물에 담겼는데 심한 학대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욕조에 담근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A 씨는 취재진이 왜 아이를 괴롭혔냐고 질문하자 “아이를 한 번도 남의 딸로 생각한 적 없고, 제 딸이라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 그저 미안할 뿐”이라며 억지 주장을 폈다. 밥은 왜 안줬냐는 질문에는 “이 모든 게 제가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탓이다.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법정으로 들어섰다.

앞서 경찰은 A 씨의 주거지를 추가 압수수색해 학대 도구인 빨래건조대와 함께 피해 아동이 쓴 일기장을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 5일 압수수색을 통해 학대 도구로 사용된 쇠사슬, 자물쇠, 쇠막대기, 글루건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추가 압수수색에서 학대 도구인 빨래건조대와 A 양이 작성한 일기장도 확보했다. A 양은 일주일에 두 번가량 일기를 적은 것으로 알려져 학대 정황이 나오면 중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달궈진 프라이팬으로 손가락을 지진 혐의는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쇠목줄과 쇠막대기 등으로 학대한 주요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와 함께 딸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친모 C(27) 씨에 대한 조사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경찰은 C 씨가 조현병이 있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도록 하고 상태가 안정되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A 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후 3시쯤 나올 예정이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