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지져놓고 “딸, 아직 많이 사랑해” 말한 뻔뻔한 계부

입력 2020-06-15 14:24 수정 2020-06-15 14:45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창녕 아동학대 사건 가해자인 의붓아버지가 카메라 앞에 서 “딸을 많이 사랑한다”는 뻔뻔한 발언을 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9살 의붓딸을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는 A씨(35)는 15일 오전 10시15분쯤 밀양경찰서 유치장을 출발해 창원지법 밀양지원으로 향했다. 그는 몰려든 취재진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의붓딸을) 남의 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제 친딸로 생각하고 있으며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아동의 ‘욕조 학대’ 진술에 대해서는 “욕조에 (의붓딸을) 담근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마지막으로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 제 잘못”이라고 말한 뒤 걸음을 옮겼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창원지법 밀양지원 영장전담 신성훈 판사 심리로 열렸다. 경찰은 14일 A씨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및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현병 병력이 있는 아이의 친모 B씨(27)는 불안 증세를 호소하고 있어 경찰 조사가 미뤄진 상태다. 병원 측이 C씨에 대한 추가 진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이에 계속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창녕의 한 편의점 CCTV에 찍힌 피해 아동의 모습(왼쪽). 오른쪽은 의붓아버지가 가한 '달군 프라이팬' 학대로 화상을 입어 지문이 사라진 손. MBN 보도화면 캡처

앞서 이번 사건은 피해아동 C양(9)이 지난달 29일 오후 6시20분쯤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가 한 주민에 의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당시 C양은 눈이 멍들고 손가락에는 물집이 잡혀 있는 등 심한 상처가 있었다. 또 손톱 일부가 빠져있기도 했고 머리에는 찢어져 피가 흐른 자국이 남았다.

C양 진술에 따르면 부모는 글루건과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 프라이팬 등을 이용해 C양의 몸 일부를 지지는 학대를 해왔다. 또 물이 담긴 욕조에 가둬 숨을 못 쉬게 했으며 쇠막대기를 이용해 C양의 온몸을 때렸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쇠사슬로 목을 묶어 자물쇠로 잠근 뒤 테라스에 방치한 사실도 확인됐다.

C양이 탈출한 집은 건물 4층으로 C양은 자신의 집 난간에서 옆집 난간으로 넘어가 도망친 것으로 경찰은 추측하고 있다. 해당 집에서는 학대도구로 보이는 물품 다량이 나온 상태다. 프라이팬과 쇠사슬, 자물쇠, 플라스틱 막대기 등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