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병사 황제복무 의혹’ 정식 수사 착수

입력 2020-06-15 13:51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 소속 병사 A 씨가 황제 복무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군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공군 관계자는 “현재 해당 병사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감찰이 진행 중”이라며 “근무지 무단이탈 등의 사실이 포착되어 군사경찰(옛 헌병)이 수사에 착수했다. 외출증을 발급받지 않고 무단이탈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2일부터 감찰에 들어간 공군본부는 해당 병사에 제기됐던 병사 빨래·음료수 배달 관련 부사관 심부름, 1인 생활관 사용, 무단 외출 등의 의혹을 조사했고, 상당 부분 사실인 것으로 확인했다. 공군은 병사가 근무 중인 3여단 본부에 대해 감찰 요원 2명을 추가로 투입한 데 이어 군사경찰에 정식 수사를 하도록 했다. 공군 관계자는 “수사 결과 책임을 져야 하는 인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인철 공군총장은 이날 오전 전대급 이상 모든 부대의 지휘관들이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주관했다. 이 자리에서 원 총장은 “공군부대에서 발생한 병사의 군 복무 관련 의혹 제기 건에 대해 대국민 신뢰가 이렇게 무너진 적은 거의 없었을 정도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총장을 비롯한 각급 부대 지휘관은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이 될 때까지 군내 자정 능력, 예방 감찰 능력 등 여러 경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부대 관리를 책임지는 각급 부대장은 책임을 통감하기 바란다”고 질책했다.

한편 해당 병사 A 씨는 자신에 대한 의혹이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된 당일인 지난 11일 피부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청원휴가를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은 A 씨가 휴가를 나간 뒤인 같은 날 저녁에 게시됐다. A 씨는 피부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휴가를 냈지만, 진단서는 사전에 제출하지 않았다. 진단서는 휴가를 낸 뒤 14일 이내에 제출하게 돼 있어 규정상 문제는 없다고 공군 측은 설명했다.

공군은 A 씨가 휴가 중이지만, 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감찰 조사를 정상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