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일가족 사건 정보 유포자는 현직 경찰

입력 2020-06-15 12:47
7일 오전 원주시 문막읍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30㎡를 태운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 등에 의해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원주 일가족 사건의 핵심 수사내용이 담긴 글을 온라인에 올린 인물은 현직 경찰로 밝혀졌다.

강원지방경찰청은 15일 회원제로 운영되는 비공개 인터넷 카페에 원주 일가족 사건에 대한 댓글을 올린 사람은 원주경찰서 소속 A 경찰관이며, A 경찰관은 이 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 직원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 경찰이 비공개 카페에 쓴 댓글을 또 다른 일반회원이 다른 카페에 퍼 나른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A 경찰에 대해서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고, 징계처분을 내리는 등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 회원수 80만명이 넘는 대규모 온라인 사이트에 ‘나 당직 때 있었던 사건’이라는 글이 올라온 후 빠르게 전파되자 최초 유포자를 찾는 데 주력해 왔다.

이 글은 아들의 시신이 망치로 두개골이 함몰된 상태였으며, 아버지가 1999년 군 복무 중 탈영해서 여자친구를 죽이고 17년을 복역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A 경찰은 ‘새벽 6시쯤 갑자기 저 사건 터져서 경찰서 발칵 뒤집혔다’는 등 사건 관련 내용과 아버지를 살인범으로 지목하며 아버지를 비하하는 글을 남겼다.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게 돼 있다.

원주 일가족 살인 사건은 지난 7일 오전 6시8분쯤 원주시 문막읍 건등리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펑 하는 폭발 소리와 함께 불이 꺼진 후 확인한 아파트 방에서는 B군(14)이 전신 화상을 입은 채 숨져 있었다. 또 아들의 어머니 C씨(37)는 아파트 1층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아버지 (42)도 아파트 화단에 추락한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