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의장과 함께 만나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이어갔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날 오후 2시에서 6시로 미뤄진 본회의에선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이 처리될 전망이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전 회동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오늘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해 달라고 국회의장께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은) 제헌 국회 이래 합의 없이 개원된 적 없었다, 상임위원 강제 배정한 적 없었다, 헌정사에 길이 남는 오점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본회의 진행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과 집권세력이 대한민국 헌정사에 오명을 남길 폭거를 기어코 자행하겠다고, 조금 전 저에게 최종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제헌 국회부터 내려온 협치의 전통을 무참히 짓밟았다”며 “여야가 원구성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독단적으로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은 1948년 대한민국 국회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미래통합당은 무리한 요구를 한 적이 없다”며 “의석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11대 7로 나누고, 법사위원장은 관례대로 국회의장을 가져가지 않은 제1야당이 가져가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18개 상임위 중 18개를 다 가져가겠다는 민주당과 최소한의 견제장치를 달라는 미래통합당, 과연 누가 무리한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저는 42%의 국민을 대표하는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협상에 임했다.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며 “민주당은 오늘 ‘의회 독재’ ‘일당 독재’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상임위원장 선출이 이날 강행될 경우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에 협조하지 않을 방침이다. 주 원내대표는 “미래통합당은 더 이상 거대여당의 강압적 국회운영에 굴복하지 않겠다. 상호존중이 결여된 그 어떤 협상에도 임하지 않겠다. 그것만이 짓밟힌 의회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원내대표 회동 후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던 본회의는 오후 6시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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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