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연패를 탈출하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팀 정상화를 위한 재정비와 쇄신을 약속했다. 인내심 강한 한화 팬들은 연패 일변도였던 지난 3주의 설움을 털어내고 구단에 선전을 당부했다.
한화 구단은 14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팬의 응원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연패와 무기력한 경기로 허탈감과 큰 실망감을 안겨 머리를 숙여 사과한다”며 “이날 긴 연패에서 벗어났지만 그동안의 부진으로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 이른 시일 안에 팀의 정상화를 위한 재정비와 쇄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같은 날 오후 2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지난 13일의 서스펜디드게임으로 재개된 두산 베어스와 홈 2차전을 7대 6으로 역전승했다. 이 승리로 앞선 18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의 올해 연패는 출범 39년째를 맞이한 프로야구에서 사상 최다로 남은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18경기 연속 패배와 타이기록이다.
한화는 개막 한 달여 만인 지난 7일에 한용덕 전 감독의 자진 사퇴로 퓨처스(2군) 팀을 지휘했던 최원호 감독대행에게 1군 지휘권을 맡겼다. 그 이후에도 계속되던 패배는 프로야구 사상 단독 최다로 기록될 뻔했던 19경기 연속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김태균·이용규·정우람 같은 베테랑부터 노태형·박한결 같은 2군 출신 선수들까지 합심한 결과였다.
기세를 잡은 한화는 같은 날 오후 5시부터 시작된 두산과 홈 3차전에서 3대 2로 승리해 2연승을 내달렸다.
한화 구단은 사과문에서 “팬들에게 보답할 유일의 길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뼈를 깎는 각오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은 시즌에 투혼을 불사르는, 변화된 이글스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화 구단의 사과문은 3주를 넘겨 팬들에게 전하지 못한 새 출발의 다짐이자 도약의 약속이다. 한화 팬들은 15일 아침까지 각 커뮤니티 게시판에 팀의 탈연패와 2연승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선전을 기원했다.
한화의 탈연패와 2연승을 전날 TV로 지켜본 대전의 한 타이어업체 근로자 김모씨는 “19연패, 20연패를 당해도 한화 팬은 떠나지 않는다”며 “어제와 같은 투혼을 계속 보여 준다면 응원가 ‘나는 행복합니다’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응원단은 SNS에서 장외 응원을 이어갔다. 한화 치어리더인 김유나·조연주씨는 탈연패 직후 인스타그램에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려 다가오는 경기의 승리를 기원했다. 한화 치어리더 이하윤씨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글스 2연승, 너무 행복하다”고 적었다.
한화는 중간 전적 9승 27패로 최하위지만, 9위 SK 와이번스(12승 23패)를 3.5경기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16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LG 트윈스와 홈 3연전에서 탈꼴찌에 도전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