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중은행의 전산망을 해킹하려다 덜미가 잡힌 피의자의 압수물에서 대량의 카드사 고객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지난해 6월 하나은행 전산망 해킹을 시도하다 붙잡혀 구속된 이모(42)씨를 수사하던 도중 이씨가 가지고 있던 외장하드에서 카드사의 고객 개인정보를 다수 확인했다.
외장하드는 총 2개로 각각 1TB(테라바이트)와 500GB(기가바이트)짜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디지털포렌식 기법을 이용해 저장된 데이터에 신용카드 정보가 다량으로 저장된 것을 파악했다.
경찰은 개인 고객정보와 금융거래 내역 등 세세한 해킹 내역과 규모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후속 사고를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 측에 데이터 내용을 분석해달라고 의뢰했지만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신용카드 정보를 소지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씨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이씨에게 카드 신용정보를 유출당한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 도용 사례나 추가 피해 사례에 대해선 “아직 수사가 초기단계에서 진행 중인 만큼 다른 신고 사례는 파악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