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나온 저널리즘토그쇼J, 자사 비평서도 ‘독한 혹평’

입력 2020-06-14 17:18 수정 2020-06-14 17:42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유튜브 영상클립. 유튜브 캡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출연해 논란이 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자사 비평프로그램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의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최 대표가 관련된 보도를 언급한 점도 문제지만, 공영방송이 만든 프로그램이 언론을 대하는 품격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14일 KBS에 따르면 유용민 시청자평가원 겸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지난 12일 방송된 KBS 1TV 옴부즈맨 프로그램 ‘TV비평 시청자데스크’에서 최 전 대표가 출연한 언론개혁 편을 두고 “무게감과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언론에 대한 시청자 무지를 일깨우는 데 일조함으로써 사회 인식을 바꾸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릇된 점은 명확하게 지적한 셈이다.

유 연구원은 조 전 장관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인 최 대표가 해당 프로그램에 나와 관련 보도가 문제가 있다고 대해 발언했던 것을 두고 “본인이 관련된 사안을 본인이 비평하는 게 옳은 것일까, 혹은 이런 방식의 섭외가 최선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컸다”고 했다.

유용민 시청자평가원 겸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이 지난 12일 방영된 'TV비평 시청자데스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KBS 캡처

이어 “문제가 된 출연자의 비평 내용 자체도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해당 출연자는 우리나라 언론은 사양산업이라며 국민에게 곧 외면받을 존재처럼 묘사했는데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최근 우리나라 언론산업 현황은 사양산업으로 단정하기엔 거리가 있다”고 짚었다.

유 연구원은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언론계 전반을 대하는 태도와 품격 등을 특히 문제 삼았다. 그는 잘못된 관행과 일부 기자들의 부도덕, 사리사욕을 채우는 악덕 언론사 뉴스를 비판해 온 프로그램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언론사 종사자가 모조리 매도당하는 분위기는 옳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최근 저널리즘 토크쇼 J를 보면 그런 우려가 들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0일 방영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언론개혁 편에 나와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KBS가 자사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 제공하는 영상 클립 섬네일도 그가 제기한 문제 중 하나다. 유 연구원은 “자극적이고 과격한 표현들이 프로그램 홍보 영상에 우후죽순 등장한다. 언론개혁이 ’짜릿하다’는 건 무슨 말인지 시청자로서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언론개혁이 무슨 한여름 무더위에 즐기는 레저활동도 아니라면 말이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앞서 최 대표는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달 10일 방영된 해당 방송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한 보도와 채널A 압수수색 등 언론계 현안을 얘기했다. 이를 두고 KBS 시청자위원회에서도 ‘최 당선인은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 중에 한 건에 대해 검찰에 기소돼 재판 중이고,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서도 명예훼손으로 고발됐는데 굳이 출연시킬 이유가 있었느냐’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팀장인 김양순 기자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유 연구원의 비평을 두고 일선 프로듀서들의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MBC ‘PD수첩’ 박건식 CP(책임 프로듀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뒤죽박죽(?) 비평”이라고 비판했다. 박 CP는 경청할만한 대목이 많았다면서도 “유 연구원이 문제 삼고 있는 상당 부분은 방송 프로그램이 아니라, 홈페이지나 유튜브에 올린 클립이다. 시청자평가원의 비평 대상은 ‘방송 프로그램’에 국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팀장인 김양순 기자도 페이스북에 해당 비평을 언급한 박 CP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어이가 없네”라고 적었다. 유 연구원의 비평이 황당하다는 의견으로 보인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