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한정 의원은 14일 “지금은 서로 인내하고 자중해야 할 때”라며 북한의 대남 비난 자제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수행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북이 남을 때리면 북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외세의 입김이 더 강해진다. 북이 남을 적대하면 남에서 북을 적대하려는 세력도 커진다”며 “윈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최근 북한의 대남 비난 공세로 인한 남북 관계 경색에 관해 “6·15 특위 위원장으로서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착잡하다”며 “이럴수록 우리가 침착해야 한다. 2000년 6·15도 결코 순탄치 않았다”고 했다.
그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 회담으로 돌파구를 열었지만, 당시 미국이 보인 태도는 북한으로서는 지극히 실망스러운 것이었다”면서 “북의 분노와 좌절감은 이해 못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근본 문제는 미국”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을 향해서는 “북의 거친 언사와 물리적 긴장 조성이 미국을 움직이지 못하듯, 남북 간 평화와 교류 협력을 갈망하는 대한민국 국민도 실망시킬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다수는 대북전단에 반대하고 일부 탈북자들을 앞세운 대북 비방과 갈등 조성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6·15 정신으로 돌아가자고 촉구했다. 6·15 공동선언 제1항이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의원은 “20년의 우여곡절 속에서도 남과 북은 서로 체득한 게 있다”며 “교류 협력할수록 이익이고, 평화 없이는 교류 협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주의 말 폭탄과 주먹질로 6·15 20주년을 맞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다시 마주 앉을 때를 생각하자”고 했다.
민주당 6·15 특위는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1부에서는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기념사 및 축사를 한다. 2부에선 임동원 전 국정원장이 ‘6·15 공동선언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3부에선 김 의원 사회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