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선수노조, 사실상 ‘개막 협상 포기’ 선언

입력 2020-06-14 13:26
토니 클라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사무총장 자료사진.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노조가 사무국·구단과 리그 개막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협상 완결이 아닌 포기 취지의 선언이다. 이제 모든 공은 MLB 사무국과 구단주 30명에게 넘어갔다. 정규리그 경기 수를 팀당 162회에서 50회 밑으로 축소한 시즌을 펼칠 가능성이 생겼다.

AP통신과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14일(한국시간) “선수노조가 합의에 대한 희망을 거두고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선수 출신인 토니 클라크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사무국과 추가 논의는 헛된 일로 생각된다. 이제 일할 시간이다. 우리에게 언제, 어디로 돌아가면 되는지 알려 달라”고 밝혔다.

사무국은 당초 지난 3월 27일로 지정한 개막일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연기했다. 사무국은 당초 예정됐던 개막일부터 60일간 1군 로스터 40인, 부상자명단 등재 선수, 마이너리그 선수단에 연봉 선지급금으로 1억7000만 달러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선수노조와 합의했다. 리그가 개막하면 선수들은 편성된 경기 수에 비례한 연봉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무국·구단주의 입장이 수차례 변경됐다. 사무국·구단주는 지난달 12일에 7월 개막론을 채택하면서 팀당 정규리그 경기 수를 기존 162회에서 82회로 줄이고, 선수와 수입을 분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 이후로 수시로 변경된 경기 수와 분할 비율을 선수노조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선수노조는 지난 13일 사무국으로부터 ‘팀당 72경기씩을 치르고, 이에 비례한 연봉의 최대 80%를 지급’ 방안이 제시되자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선수노조는 ‘경기 수에 비례한 연봉 100% 지급’을 요구해 왔다. 이제 사실상 협상 포기를 선언하고 사무국·구단주의 결정을 요구했다.

구단주들은 최근 주장한 팀당 48~50경기 진행 여부를 채택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서 선수노조는 경기 수 감소에 따른 연봉 피해를 주장하며 MLB 연봉 중재위원회에 진정을 낼 수 있다. 리그가 개막해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크 사무총장은 “롭 맨프레드 MLB 사무국 커미셔너가 최근 ‘선수의 연봉 양보가 없는 한 단축한 시즌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속적으로 위협했다”며 “이런 양보는 부적절하고 선수에게 불공정하며 올 시즌을 최대한 많이 치러야 한다는 것이 선수노조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