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로 국민의례 때 무릎을 꿇겠다는 자국 축구 국가대표들을 향해 “더 이상 축구 경기를 보지 않겠다”며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전 6시13분(한국시간) 트위터에 ‘무릎을 꿇고 국가를 제창하는 선수를 징계하지 않겠다’는 미국축구연맹의 입장을 전한 미국 ABC방송의 트윗을 재배포하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는 곧 미국축구연맹과 같은 입장을 가진 북미프로풋볼(NFL)을 지적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마찬가지로 경기를 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축구연맹은 최근 국민의례에서 무릎을 꿇는 행위에 대해 징계하는 규정을 삭제했다. 미국을 넘어 세계로 확산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지지를 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백인 경찰관의 강경 진압에 따른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체육계의 반목으로 이어졌다.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출동한 경찰관은 무장하지 않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장시간을 결박했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했지만, 경찰관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플로이드는 사망했다.
이 모든 과정은 주변 시민의 카메라로 포착돼 SNS로 유포됐다. 미국 전역에서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유색 인종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을 지적하는 집회가 벌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집회가 유혈 폭력사태로 확산됐다. 한국프로축구 K리그,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서 재개된 경기장에서 무릎을 꿇어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세리머니가 펼쳐지고 있다.
무릎 꿇기 세리머니는 미국에서 인종차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등장했다. 미국에서 경찰관의 총격으로 흑인이 사망했던 2016년, NFL의 콜린 캐퍼닉이 국민의례에서 무릎을 꿇어 항의한 것이 시초로 여겨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의례의 무릎 꿇기 세리머니가 나올 때마다 선수들을 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