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9연패 탈출 걸린 ‘운명의 7이닝’

입력 2020-06-14 10:49
한화 이글스 3번 타자 김태균이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두산 베어스와 가진 프로야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0-2로 뒤처진 1회말 1사 1루 때 투런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가 프로야구 사상 최다 연패의 벼랑 끝에서 강우로 얻은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을까.

한화는 14일 오후 2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3-4로 뒤처진 3회말 공격으로 재개되는 두산 베어스와 홈 2차전에서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와 타이기록(18경기)까지 도달한 프로야구 사상 최다 연패를 연장하거나 끊을 수 있다. 패배하면 프로야구 38년사에서 유례없는 19연패를 쓰게 된다. 남은 7이닝의 공격 기회에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운명은 당초 지난 13일에 결정될 예정이었다. 이 경기는 3회말 무사에서 한화 2번 타자 정은원의 타석 때 우천 중단됐다. 심판진은 비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서스펜디드게임(일시중단 경기)을 선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38일을 연기하고 지난달 5일에야 개막한 올 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의 촉박한 일정을 감안해 노게임(무효 경기)보다 서스펜디드게임을 활용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서스펜디드게임은 정식 경기의 요건을 충족하는 5회에 이르기 전에 우천 등의 사유로 경기를 중단하면 이튿날에 같은 상황을 펼쳐놓고 이어가는 방식을 말한다. 다만 모든 기록은 경기를 중단한 날의 상황으로 남는다. 즉, 한화가 패배하면 19연패를 2020년 6월 13일의 기록으로 쓰게 된다.

한화는 오명을 벗기 위해, 두산은 탈연패를 허용한 팀으로 남지 않기 위해 전날 경기에서 초반부터 난타전을 펼쳤다. 두산은 1회초 무사 1·2루 때 최주환의 좌중간 적시타, 이어진 1사 만루 때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먼저 2점을 뽑았다.

다시 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놓인 한화. 이때 베테랑 김태균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김태균은 1회말 1사 1루 때 두산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때려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김태균의 올 시즌 1호 홈런이다.

두산은 다시 달아났다. 2회초 2사에서 박건우가 좌월 솔로 홈런을 치고 3-2로 앞서 나갔다. 이때 굵어진 빗줄기로 경기가 76분간 중단된 뒤 재개됐다. 한화는 다시 시작된 경기에서 선발 한승주를 내리고 이현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이현호는 등판과 동시에 상대한 두산 강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한화는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노시환이 가운데 담장을 넘긴 솔로 홈런을 쳐 3-4까지 따라갔다. 타선의 지원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이현호는 3회초 수비에서 오재일·박세혁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고, 같은 회 말 공격을 앞두고 비로 경기가 중단됐다.

한화는 이날 3회말 공격으로 경기를 재개한다. 당장 눈앞에 놓인 19연패 탈출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를 미룬 덕에 나흘을 휴식한 에이스 워윅 서폴드를 4회초부터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카드를 사용하고 패배하면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이어지는 두산과 홈 3차전에 대비할 힘을 잃게 된다. 연패가 자칫 20연패로까지 늘어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