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서 잠들었던 흑인 남성, 이번엔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입력 2020-06-14 07:52 수정 2020-06-14 07:55
페이스북 영상 캡처

백인 경찰의 폭력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미국 전역을 뒤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의 총격에 비무장 흑인 청년이 숨지는 사건이 또 발생해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현지시각으로 13일 AP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흑인 청년 레이샤드 브룩스(27)는 전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경찰의 체포에 저항하며 몸싸움을 벌이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사건은 전날 밤 패스트푸드 식당인 웬디스 매장 앞에서 발생했다. 애틀랜타 경찰은 웬디스의 드라이브 스루 통로를 한 차량이 막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차 안에는 브룩스가 잠들어 있었고, 경찰은 브룩스를 깨워 현장에서 음주 테스트를 했다. 경찰은 브룩스가 음주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자 그를 체포하려 했다. 이에 브룩스는 저항하며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과 제압을 가까스로 빠져나온 브룩스는 도주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한 경관이 총을 발사했다.

총상을 입은 브룩스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당시 사건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이같은 장면을 촬영해 SNS에 올렸고 이를 본 미국인들은 다시 분노로 들끓었다. 조지아주 수사국(GBI)은 성명을 내고 ”애틀랜타 경찰로부터 이번 사망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청받았다“며 “목격자들이 찍은 영상과 초기 수사 정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조지아주 지부는 성명을 내고 애틀랜타 경찰국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브룩스가 총격을 당한 웬디스 매장 앞에는 이날 15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사건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NAACP 소속 제럴드 그릭스 변호사는 “차 안에서 잠들어 아무 짓도 하지 않은 브룩스가 왜 경찰의 총에 맞아야만 했는가”라며 “경찰은 브룩스를 체포하기 위해 비살상 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애틀랜타 경찰은 사건 당시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쏘며 브룩스를 제압하려 했으나, 브룩스는 경찰의 테이저건을 뺐으며 저항했다고 밝혔다. 애틀랜타를 관할하는 풀턴카운티의 폴 하워드 검사는 성명에서 조지아수사국과는 별도로 이번 사건에 대한 “강력하고 독립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