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프로야구 역대 최다 18연패 타이기록을 쓴 한화 이글스가 19연패를 당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최다 연패를 막을 중책을 짊어진 투수는, 가혹하게도 퓨처스리그에서 갓 올라온 ‘19세’ 고졸 신인이다.
한화는 1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2차전을 갖는다. 프로야구 최다 19연패 신기록 작성을 눈앞에 둔 한화의 선발은 고졸 신인 한승주(19)고, 두산 선발은 올 시즌 4승(1패) 통산 91승을 기록한 유희관(34)이다.
한화는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삼미 슈퍼스타즈의 기록을 넘어 역대 최다 19연패의 불명예를 쓴다. 하지만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한 팀 여건 상 퓨처스리그에서 뛰며 KBO리그 출전 기록이 없는 한승주를 1군으로 불러들여 중요한 경기의 선발을 맡겼다. 한승주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 4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그런 한승주가 맞상대할 투수는 두산의 베테랑 투수 유희관이다. 지난 7년간 10승 이상을 올리며 꾸준함을 자랑한 유희관은 올 시즌에도 벌써 4승째를 기록했다. 지난 2일 KT전에서는 KBO리그 통산 37번째고 90승 대기록을 작성했다. 선발 이름값으론 신인과 비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벼랑 끝에 선 한화다. 한화는 12일 두산전에서 2대 5로 패하며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을 깨기 직전이다. 이날 경기에선 선발 투수 채드벨이 1회부터 흔들리면서 초반부터 경기 흐름을 내줬다. 채드벨은 이날 6피안타(1홈런) 4실점으로 4와 ⅓이닝만에 강판됐다. 한화 타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9회 말 박정현의 적시타 등으로 2점을 따라붙었지만, 초반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
결국 불가피하게 마운드에 선 19세 투수의 활약이, 한화 19연패 탈출의 관건이 됐다. 한승주는 부산고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8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았다. 184㎝ 82㎏으로 신체 조건도 좋은 그는 신인답지 않은 날카로운 구위가 무기다.
다소 가혹한 상황에 처한 한승주가 팀 타율 3위(0.299)의 두산 타선을 막아내고 한화의 영웅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그의 인생에서, 그리고 소속팀 한화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일 한승주의 프로야구 데뷔전은 이날 오후 5시 대전에서 열린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