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 9세 여아의 목숨 건 탈출 이른바 ‘창녕 프라이팬 학대’ 사건으로 알려진 창녕 9세 학대 여아 A양의 계부(35)가 13일 경찰에 연행됐다.
경남지방경찰청과 창녕경찰서에 따르면 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해 이날 오전 10시 55분쯤 경찰서 별관으로 연행했다.
계부는 검은 모자에 마스크를 쓰고 반소매 티셔츠에 검정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다. 모자를 깊게 눌러쓴 그는 경찰 호송차에서 내려 경찰서로 연행되는 사이 고개를 전혀 들지 않았다.
계부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경찰은 계부를 상대로 A(9)양을 학대한 동기와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계부는 지난 11일 소환 예정이었으나 다른 자녀들에 대한 법원의 임시 보호 명령에 반발해 자해하는 바람에 병원 치료를 진행하느라 경찰 조사가 늦춰졌다.
계부와 함께 A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친모(27)는 건강 문제로 추후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A양은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의 계부와 친모는 총 9개의 학대 혐의를 받고 있다. 계부는 프라이팬으로 손 지지거나 쇠막대기로 때리는 방식으로 단독 학대했고, 친모는 글루건으로 발등에 화상 입혔고 달군 쇠젓가락으로 발바닥을 지지는 등 3건의 학대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부가 함께 있을 때는 A양을 실내로 나오지 못하도록 발코니에 가둔 뒤 쇠사슬로 목을 묶고 자물쇠 채우는 등 학대를 하고 욕조에 물을 받아 숨을 못 쉬도록 머리를 누르는 등 4건의 학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