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여자 초등학생을 잔인하게 학대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의붓아버지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의붓아버지 B씨(37) 13일 오전 경남 창녕경찰서 별관으로 이동하면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푹 숙여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55분쯤 의붓아버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해 경찰서 별관으로 연행했다. 체포영장은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되고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거나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으면 발부된다. 신체의 자유를 일시적으로 박탈할 수 있으나 48시간 이내에 구속 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경찰은 의붓아버지가 출석 요청에 불응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키로 했다. 의붓아버지는 검은 모자에 흰 마스크를 쓰고 반소매 티셔츠에 검정 트레이닝복 바지 차림이었다. 비교적 건장한 체격의 의붓아버지는 경찰에 연행되는 내내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여 얼굴을 확인하기 힘들었다.
포토라인에 선 의붓아버지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계부만 한 차례 조사를 했다. 애초 경찰은 지난 11일 부부를 소환해 조사하려 했지만, 전날인 10일 A양(9)의 의붓동생 3명에 대한 법원의 임시 보호 명령이 내려지자 항의하며 자해·투신 소동을 벌여 응급 입원이 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계부와 함께 A(9)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친모(27)는 건강 문제로 추후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차량에서 내린 그는 곧장 경찰서 생활인전교통과 2층으로 향했다. 경찰은 계부를 상대로 범행동기,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이들 부부의 구속 여부가 정해질 것”이라며 “피해자인 A양 진술을 토대로 이들의 혐의를 철저히 입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부부에게 학대 당한 A양은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돼 구조됐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A양을 쇠사슬로 목을 묶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을 이용해 발등과 발바닥을 지지는 등 고문 같은 학대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