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감각을 회복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강자 최혜진(21)이 2020시즌 첫 승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최혜진은 12일 제주 애월읍의 엘리시안 제주(파72·6489야드)에서 열린 S-OIL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몰아치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아 8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지난해 5승 중 2번의 우승컵(S-OIL 챔피언십·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을 제주도에서 들어 올린 최혜진은 이날도 좋은 컨디션을 선보이며 선두로 나섰다.
최혜진은 올 시즌 참가한 4개 대회에서 모두 톱 10에 들었지만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최고 성적도 8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주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도 최혜진은 8위에 올랐다. 해당 대회에선 이날 최혜진과 한 조를 이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출신 김효주(25)가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김세영(27)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날은 달랐다. 10번 홀(파5)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1라운드를 시작한 최혜진은 이후 13번 홀(파4)부터 15번 홀(파5)까지 3연속 버디를 써냈다. 악천후 탓에 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최혜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17번 홀(파4)에선 쉽지 않은 버디 퍼트를 홀에 집어넣으며 한 타를 더 줄였다. 최혜진은 전반 9개 홀에서만 5타를 줄여 나란히 2타를 줄이는 데 그친 김효주와 김세영에 앞서나갔다.
후반에도 최혜진의 감각은 흔들리지 않았다. 첫 홀인 1번 홀(파4)에서 퍼트 실수를 범하며 보기를 기록하긴 했지만, 4번 홀(파4)부터 6번 홀(파4)까지 다시 3연속 버디로 3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선보이며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 9번 홀(파5)에서도 홀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수월하게 성공시키며 기분 좋게 1라운드 일정을 마쳤다. 반면 김세영은 후반 9개 홀에서 2타를, 김효주는 1타만을 줄이면서 각각 공동 19위(4언더파 68타)와 공동 40위(3언더파 69타)로 첫날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최혜진은 KLPGA 투어에서 통산 9승을 거뒀지만 한 대회에서 2년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한 적은 없다. 이번 대회는 연속 우승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다. 최혜진은 “샷과 퍼트 감각이 좋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정말 한 번은 타이틀 방어를 해보고 싶어 더 열심히 했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최혜진에 한 타 뒤진 공동 2위엔 전우리(23) 이소미(21) 정연주(28)와 함께 신인 이제영(19)이 이름을 올렸다. 김보아(25) 장하나(29) 박결(24) 이기쁨(26)은 6언더파 66타로 공동 6위권을 형성하며 다음날 경기를 기대케 했다.
제주=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