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아들 ‘황제 군생활’ 의혹…“1인실 쓰고 빨래 심부름”

입력 2020-06-12 17:19 수정 2020-06-12 17:20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서울의 한 공군 부대에서 특정 병사가 부모의 재력으로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공군은 제보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찰에 착수했다.

한 청원인은 11일 ‘금천구 공군 부대의 비위 행위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자신을 20년간 복부 중인 부사관이라고 소개하면서 “특정 병사에게 특혜를 주고 이를 묵인·방조하는 등의 비위 행위를 폭로하려 한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병사 A씨의 아버지가 모 대기업 회장이라는 소문은 전입 초기 때부터 돌았다”면서 “A씨 부모는 최근까지도 부사관 선후배들에게 아들의 병영생활 문제에 개입해달라고 밤낮으로 전화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부사관 후배와 병사들로부터 ‘A씨가 매주 토요일 아침 빨래를 부대 밖으로 반출해서 가족 비서에게 세탁을 해오게 하고, 빨래와 음용수를 다시 받아오는 과정에 부사관을 심부름시킨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생활관원들과의 불화를 이유로 1인 생활관을 쓰고 있다”며 “군생활 20년 동안 생활관을 혼자 쓰는 것은 처음 본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국군수도통합병원 진료는 오후 5시30분에 종료된다. 그런데 A씨에게 이곳 방문 목적으로 오후 9시30분까지 외출증을 끊어주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A씨는 수시로 가족과 불법면회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생활관 샤워실을 리모델링 했을 때도 ‘A씨 부모가 전화를 해서 부탁을 했다고 공병반 간부가 말하더라’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의혹들 모두) 병사들의 증언뿐이라 구체적인 감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는 12일 이와 관련 서울 금천구의 예하 부대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감찰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감찰을 통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