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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시계는 사람보다 빠르게 돌아갑니다. 작은 강아지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어엿한 성견이 되고, 산책조차 버거워하는 노령견이 됩니다.
20대 시절 동물구조단체에서 일했던 저는 학대와 유기로부터 구조된 동물들을 종종 돌봤습니다. 다시 사랑스러운 모습을 되찾을 때쯤 반려견들은 다른 곳으로 입양 갔죠. 지금은 대부분 연락이 끊겼지만, 그들이 행복하게 나이 먹는 모습이 이따금 궁금합니다. 반려견과 세월을 함께 보내는 보호자들이 부럽네요.
사람으로 치면 반려견은 몇 살쯤 될까요. 정확한 답변은 아직 연구 중이지만, 지금까지 나온 성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반려견의 1살 = 인간의 7살?
흔히 ‘반려견 1살=인간 7살’이라고들 말합니다. 개가 사람보다 7배쯤 빨리 늙는다는 뜻입니다. 지금도 ‘한 사람이 평균 반려견 7마리를 키운다’는 말이 상식처럼 통용됩니다.
하지만 1950년대 등장했다는 1대 7의 공식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미국 아메리칸캔넬클럽(AKC)은 이 공식이 “(수의사 업계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지적합니다. 개들이 빨리 늙는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동물병원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개와 인간의 나이, 어떻게 비교해야 하는 걸까요.
덩치가 클수록 나이도 빠르게 먹는다.
현실은 1대 7의 공식보다는 훨씬 복잡합니다. 비밀은 견종과 덩치에 있습니다.
현재 미국수의학회(AVMA)와 AKC는 ‘반려견 덩치에 따라 나이드는 속도가 다르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체중 무관하게 반려견은 4세까지 성숙기를 거칩니다. 반려견의 첫 1살은 인간의 15세, 두 살은 24세, 세 살은 28세, 네 살은 32세로 계산됩니다. 4세를 넘으면 덩치가 클수록 빠르게 늙습니다. 소형견(약 9kg 미만), 중형견(약 22kg 미만), 대형견(약 40kg 미만)에 따라 노화의 속도는 확연히 달라집니다.
“개는 빠르게 60대 찍고, 천천히 늙는다”
반려견의 신체나이에 관한 최신 연구가 있습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개들은 초반 6세까지는 빠르게 신체나이 환갑이 됩니다. 6세 이후로는 비교적 천천히 70, 80세가 되어간다는 관찰이지요.
이 연구는 지난해 11월 발표됐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트레이 아이데커와 연구진은 중-대형견에 속하는 104마리의 레브라도 리트리버의 유전자 속 화학성분인 메틸롬을 분석했습니다. 이 성분은 나이가 들면서 변화하는데 인간‧개‧쥐 모두로부터 발견되므로 서로 다른 포유류의 신체나이를 비교할 때 유용하다고 하네요.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