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길거리에서 여성을 이유 없이 폭행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네티즌들은 가해자가 폭행 전후에 보인 의문스러운 행동을 두고 “소름 돋는다” “이해할 수 없다”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경남 거창경찰서는 상해 혐의로 A씨(31)를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시쯤 거창읍 거창우체국 인근 도로에서 20대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일면식도 없는 A씨에게 맞아 망막이 손상되고 얼굴 뼈가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어 수술을 앞둔 상태다.
이날 KBS가 공개한 사건 현장 CCTV에 따르면 운전 중이던 A씨는 돌연 정차하고 내린 뒤 길을 가던 피해 여성의 뒤를 따라갔다. 이후 여성을 밀어 넘어뜨렸고, 여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가격했다. A씨는 오토바이를 탄 시민이 나타난 뒤에야 폭행을 멈추고 달아났다. 시민은 “(A씨가) 오토바이 소리에 급히 피한 것”이라며 “경찰이 ‘조금만 늦었다면 피해자가 숨졌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A씨는 몸을 피한 후에도 멀리 도망가지 않은 채 주변을 서성이며 피해 여성을 지켜봤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20분 만에 붙잡혔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폭행 사실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풀어줬고 이틀 뒤에야 CCTV를 확인해 입건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조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이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A씨가 갑자기 차에서 내려 피해 여성의 뒤를 밟은 점, 목격자가 나타난 뒤에도 주변을 서성이며 피해 여성을 지켜본 점 등을 들며 “더 심각한 범죄를 계획했던 것 아니냐” 등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